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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 · 이솝 우화

이솝 우화의 교훈은 누가 붙였을까

짧은 동물 이야기 끝에 붙은 한 줄 교훈, 그 너머를 함께 읽어 봅니다.

『이솝 우화』 · 이솝 · 1단계

토끼와 거북이, 개미와 베짱이, 양치기 소년. 우리는 이솝 우화를 글보다 먼저 이야기로 듣고 자랍니다. 그런데 이야기 끝에 붙은 교훈 한 줄이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솝은 누구였을까

이솝은 고대 그리스 사람으로, 기원전 6세기 무렵에 살았다고 전해집니다.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도 그를 언급했고, 노예 신분이었다는 이야기가 함께 전해 옵니다. 다만 그의 삶에 대해 확실히 알려진 것은 많지 않습니다.

이솝이 직접 남긴 책은 없습니다. 그의 이름이 붙은 이야기들은 오랜 세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훗날 여러 사람이 모아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솝 우화라고 불리는 이야기 가운데 이솝보다 훨씬 뒤에 만들어진 것도 많이 섞여 있다고 봅니다. 이솝이라는 이름은 짧은 동물 이야기 묶음을 부르는 일종의 상표 같은 것이 된 셈입니다.

교훈은 나중에 붙었다

우화를 모아 책으로 엮은 사람들은 이야기 끝에 이 이야기가 알려 주는 것은 무엇이다, 하는 식의 교훈을 덧붙이곤 했습니다. 읽는 사람이 뜻을 놓치지 않게 하려는 친절이었지요. 그런데 같은 이야기라도 시대와 엮은 사람에 따라 교훈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떠올려 보세요. 흔히 여름 내내 일한 개미는 겨울에 먹을 것이 있고, 노래만 부른 베짱이는 굶게 된다는 이야기로, 미리 준비하라는 교훈을 읽습니다. 하지만 어떤 독자는 배고픈 이웃에게 문을 닫은 개미의 태도를 먼저 봅니다. 그것은 지혜일까요, 아니면 조금 차가운 마음일까요. 몇 줄짜리 짧은 이야기일수록 생각할 틈은 오히려 넓습니다.

짧은 이야기가 오래 남는 이유

이솝 우화의 주인공은 대개 성격이 뚜렷한 동물입니다. 여우는 꾀가 많고, 사자는 힘이 세며, 거북이는 느리지만 꾸준합니다. 사람 대신 동물을 내세우면 듣는 사람이 한 걸음 떨어져서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내 이야기라면 불편할 장면도 여우의 이야기라면 웃으며 들을 수 있지요.

우화의 표현이 일상 언어로 들어온 경우도 있습니다. 높이 달린 포도에 닿지 못한 여우가 어차피 신 포도였을 거라며 돌아서는 이야기에서, 영어의 신 포도(sour grapes)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갖지 못한 것을 깎아내리며 스스로를 달래는 태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집에서 우화를 함께 읽을 때는 이렇게 해 보셔도 좋습니다.

  • 교훈 문장은 가리고 이야기만 먼저 읽습니다.
  • 각자 자기만의 교훈을 한 줄씩 써 봅니다.
  • 서로 비교하며 어느 인물의 마음에 더 끌렸는지 이야기합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개미는 여름 내내 일해 모은 먹을 것을 지켰고, 노래만 부른 베짱이는 겨울에 굶게 됩니다. 우화를 엮은 사람들은 여기에 미리 준비하라는 교훈을 붙였지만, 배고픈 이웃에게 문을 닫은 개미의 태도를 먼저 보는 독자도 있습니다. 오늘날 사회도 같은 고민을 합니다. 스스로 준비하지 못한 사람을 누가, 어디까지 도와야 할까요.

열심히 일해 모은 것을 지킬 권리와 굶주린 이웃을 외면하지 않을 책임이 부딪힐 때, 이 이야기의 교훈을 다시 쓴다면 어떤 문장을 붙이겠습니까? 베짱이의 노래가 마을에 즐거움을 주었다면, 그것도 일로 인정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