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훈 · 블랙 뷰티
블랙 뷰티가 말하는 친절의 무게
말의 눈으로 쓴 『블랙 뷰티』가 독자에게 남긴 친절과 책임에 관한 교훈을 살펴봅니다.
『블랙 뷰티』는 사람이 아니라 말이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설입니다. 독자는 말의 눈높이에서 마구간과 거리, 좋은 주인과 거친 주인을 차례로 만납니다. 이 책을 쓴 애나 슈얼이 바란 것은 단순한 동물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말과 함께 산 작가
애나 슈얼은 1820년 영국 동부 노퍽의 그레이트야머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 발목을 다친 뒤로 오래 걷기가 어려워, 평생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말이 얼마나 영리하고 예민한 동물인지, 사람의 손길 하나에 얼마나 크게 달라지는지 가까이에서 보았습니다.
슈얼은 생의 마지막 몇 해 동안 병으로 누워 지내며 이 소설을 썼습니다. 몸이 약해져 직접 쓰기 어려울 때는 어머니에게 불러 주어 받아 적게 했다고 전해집니다. 책은 1877년에 나왔고, 슈얼은 그 뒤 몇 달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는 이 책으로 사람들이 말을 친절하고 너그럽게, 그리고 잘 이해하며 대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보기 좋으라고 묶은 고삐
소설에서 독자의 마음을 오래 붙잡는 장면 가운데 하나는 제동 고삐 이야기입니다. 제동 고삐는 말의 머리를 높이 쳐들게 묶어 두는 끈입니다. 그 시대 부유한 집에서는 말이 고개를 높이 들고 있으면 멋있어 보인다며 이 고삐를 즐겨 썼습니다.
그러나 고개를 억지로 쳐든 말은 언덕길에서 힘을 제대로 쓸 수 없고, 목과 입이 아파 괴로워합니다. 블랙 뷰티는 그 고통을 담담하게 들려줍니다. 독자는 사람이 보기에 좋은 것과 동물에게 좋은 것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사람에게도 향한 친절
이 책의 친절은 말에게만 머물지 않습니다. 블랙 뷰티가 런던에서 만나는 마부 제리는 가난하지만 정직하고 따뜻한 사람입니다. 그는 일요일에 쉬기를 원하고, 말을 무리하게 몰지 않으려 애씁니다. 소설은 마부들이 얼마나 오래 일하고 얼마나 적게 버는지도 보여 줍니다. 동물을 함부로 다루는 일과 사람을 함부로 다루는 일은 서로 이어져 있다는 것이 슈얼의 생각이었습니다.
블랙 뷰티가 마지막에 어떤 주인을 만나게 되는지는 책에서 직접 따라가 보시길 권합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제동 고삐는 말을 멋있어 보이게 하려고 머리를 억지로 쳐들어 묶는 끈이었고, 말은 그 때문에 목과 입이 아파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사람의 눈에 좋아 보이는 것이 동물에게는 고통이 된 셈입니다. 오늘날에도 귀여운 생김새를 위해 숨쉬기 어려운 몸으로 개량된 반려동물, 싼값을 위해 좁은 우리에서 길러지는 가축 이야기가 계속 나옵니다.
우리가 동물에게서 얻는 즐거움이나 편리함은 어디까지 정당할까요? 그 값을 동물이 대신 치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한 사람의 소비자는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