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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프랑켄슈타인

비 내리던 여름 열여덟 살 메리가 만든 괴물

호숫가 별장의 괴담 내기에서 프랑켄슈타인이 태어난 사연을 따라갑니다.

『프랑켄슈타인』 · 메리 셸리 · 7단계

1816년 여름, 스위스 제네바 호숫가의 한 별장에 젊은 작가들이 모였습니다. 그해 유럽은 이상하게 춥고 비가 그치지 않아 '여름이 없는 해'라고 불렸습니다. 밖에 나가지 못한 이들이 벽난로 앞에서 시작한 작은 내기가 200년 넘게 읽히는 소설 한 편을 낳았습니다.

호숫가 별장의 괴담 내기

별장의 주인은 시인 바이런 경이었습니다. 바이런과 그의 주치의 존 폴리도리, 그리고 근처에 머물던 시인 퍼시 셸리와 훗날 그의 아내가 되는 메리가 이 별장에 자주 모였습니다. 날씨 때문에 며칠씩 집 안에 갇혀 지내던 어느 날, 이들은 유령 이야기 모음집을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그리고 바이런이 제안했습니다. 각자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씩 써 보자고요.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동안 메리는 며칠 동안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해 애를 태웠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일행이 생명의 원리와 과학 실험에 대해 밤늦도록 나누는 이야기를 들었고, 잠자리에 든 뒤 눈앞에 생생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한 학자가 자신이 만든 존재 앞에서 두려움에 떠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장면이 『프랑켄슈타인』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열여덟 살의 작가

그해 여름 메리는 열여덟 살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짧은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퍼시의 격려를 받으며 점점 길어져 한 권의 소설이 되었습니다. 책은 1818년 1월 작가 이름 없이 출간되었고, 그때 메리는 스무 살이었습니다. 많은 독자가 처음에는 남성 작가, 특히 퍼시 셸리가 쓴 책이라고 짐작했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내기에서 또 하나의 작품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폴리도리가 쓴 『뱀파이어』는 오늘날 흡혈귀 이야기의 뿌리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비 오는 여름 한 별장에서 두 갈래의 공포 문학이 시작된 셈입니다.

글 쓰는 집안에서 자란 딸

메리의 부모도 이름난 작가였습니다. 어머니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교육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여성의 권리 옹호』를 쓴 사상가입니다. 안타깝게도 어머니는 메리를 낳고 며칠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버지 윌리엄 고드윈은 정치와 사회에 관한 책을 쓴 철학자로, 집에는 늘 책과 손님이 가득했습니다.

메리는 학교 대신 아버지의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자랐고, 어머니의 글을 여러 번 읽었다고 전해집니다. 생명을 만들어 낸 사람은 그 생명에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 하는 이 소설의 질문은, 생각하고 토론하는 집안에서 자란 메리였기에 던질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메리 셸리는 한 학자가 자신이 만든 존재 앞에서 두려움에 떠는 장면에서 이 소설을 시작했습니다. 생명을 만든 사람은 그 생명에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200년이 지난 지금 더 가까운 문제가 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생명 기술과 스스로 판단하는 기계를 만들고 있고, 그 결과를 모두 미리 알 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예상하지 못한 해를 끼쳤을 때, 만든 사람과 그것을 쓰는 사람, 그리고 허락한 사회 가운데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클까요?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들어도 된다고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