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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 햄릿

사느냐 죽느냐 한 줄이 400년을 살아남은 까닭

햄릿의 줄거리와 유명한 독백, 그리고 글로브 극장의 무대를 함께 살펴봅니다.

『햄릿』 · 윌리엄 셰익스피어 · 9단계

"사느냐 죽느냐"라는 말은 셰익스피어를 읽어 보지 않은 사람도 한 번쯤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이 말은 덴마크의 젊은 왕자 햄릿이 혼자 무대에 서서 하는 대사에서 나왔습니다. 1600년 무렵 런던의 한 극장에서 처음 울려 퍼진 이 질문이 왜 지금까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지 함께 따라가 보겠습니다.

아버지의 유령이 남긴 부탁

이야기는 덴마크 엘시노어 성에서 시작됩니다. 햄릿 왕자의 아버지인 왕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왕의 동생 클로디어스가 왕위에 오릅니다. 게다가 클로디어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햄릿의 어머니 거트루드와 결혼합니다. 슬픔에 잠긴 햄릿 앞에 어느 밤 아버지의 유령이 나타나 놀라운 말을 합니다. 자신은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 동생에게 살해당했다는 것입니다.

햄릿은 복수를 다짐하지만 곧바로 행동하지 못합니다. 유령의 말이 정말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미친 척을 하기도 하고, 떠돌이 배우들에게 아버지의 죽음과 닮은 연극을 공연하게 해 삼촌의 표정을 살피기도 합니다. 연극 속에 또 하나의 연극이 들어 있는 이 장면은 지금 보아도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 대사는 햄릿이 무대에 홀로 서서 마음속 생각을 소리 내어 말하는 '독백' 장면에 나옵니다. 햄릿은 고통을 참고 견디며 사는 것과 맞서 싸우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더 고귀한지, 그리고 알 수 없는 앞날이 왜 사람을 망설이게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이 대사가 오래 기억되는 이유는 정답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햄릿은 무언가를 선언하는 대신 질문을 던지고, 관객은 그 질문을 자기 삶에 비추어 보게 됩니다.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머뭇거려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햄릿의 고민에서 자기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붕 없는 극장, 글로브

셰익스피어의 극단이 공연하던 글로브 극장은 1599년 런던 템스강 남쪽에 세워졌습니다. 둥근 건물의 가운데는 하늘이 뚫려 있어서 공연은 주로 햇빛이 있는 오후에 열렸습니다. 조명이 없었기에 배우의 대사가 밤인지 낮인지, 성 안인지 들판인지를 관객에게 알려 주어야 했습니다.

무대 바로 앞마당에는 싼 입장료를 내고 선 채로 구경하는 관객이 빼곡했고, 돈을 더 낸 사람들은 둘레의 지붕 있는 관람석에 앉았습니다. 당시에는 여성이 무대에 설 수 없어서 거트루드나 오필리아 같은 여성 역할은 소년 배우가 맡았습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햄릿은 유령의 말만 믿고 곧바로 복수하지 않고, 연극을 꾸며 삼촌의 표정을 살피며 진실을 확인하려 했습니다. 오늘날에도 누군가 잘못했다는 소문이 퍼지면, 사실이 확인되기도 전에 많은 사람이 그를 비난하곤 합니다. 정의를 바라는 마음과 섣부른 판단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느낄 때 스스로 벌을 주는 것과 법이나 공동체의 판단에 맡기는 것은 무엇이 다를까요? 증거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정하게 행동한다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