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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 타임머신

증기와 진화론의 시대가 상상한 먼 미래

19세기 말 런던의 과학 열기와 계층 격차가 웰스의 『타임머신』에 어떻게 담겼는지 살펴봅니다.

『타임머신』 · H. G. 웰스 · 5단계

어느 저녁, 한 과학자가 손님들 앞에서 작은 기계 모형을 보여 주며 시간 속을 여행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손님들은 반신반의하지요. 1895년에 나온 H. G. 웰스의 『타임머신』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 책이 상상한 먼 미래를 이해하려면, 먼저 그 책이 태어난 19세기 말 런던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계가 세상을 바꾸던 때

19세기 영국은 기계가 하루가 다르게 생활을 바꾸던 나라였습니다. 증기 기관차가 도시와 도시를 잇고, 전신으로 먼 곳의 소식이 순식간에 전해졌습니다. 런던에는 1863년에 지하철이 처음 다니기 시작했고, 세기말에는 전등도 점점 퍼져 나갔습니다. 사람들은 과학이 앞으로 무엇을 더 가능하게 할지 들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간 여행이라는 상상도 마법이 아니라 기계의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시간 여행자는 시간을 공간처럼 하나의 방향으로 보고, 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계를 만들었다고 설명합니다. 과학의 말투를 빌린 이 설명 덕분에 독자들은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다윈 이후의 질문

1859년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펴낸 뒤, 생물이 오랜 세월에 걸쳐 변한다는 생각은 영국 사회에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웰스는 젊은 시절 런던의 과학 학교에서 다윈의 생각을 널리 알린 생물학자 토머스 헉슬리에게 배웠습니다. 그는 인류도 먼 미래에는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물었습니다.

시간 여행자가 도착한 곳은 수십만 년 뒤의 세계입니다. 그곳에는 일하지 않고 놀며 지내는 작고 연약한 사람들, 엘로이가 살고 있습니다. 처음에 시간 여행자는 인류가 마침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곧 그 평화 밑에 무언가 감추어진 것이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위와 아래로 나뉜 도시

웰스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큰 저택에서 가정부로 일했고, 그는 어린 나이에 옷감 가게의 견습생으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런던에는 넓은 집에 사는 부자들과, 공장과 좁은 골목에서 길게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이 크게 갈라져 있었습니다. 『타임머신』의 먼 미래에는 이 갈라진 세상을 바라보는 웰스의 걱정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시간 여행자는 미래의 인류가 둘로 나뉜 까닭을, 오랜 세월 동안 일하는 사람과 누리는 사람 사이의 거리가 벌어진 데서 찾으려 합니다. 웰스가 살던 런던에서는 실제로 부자와 노동자가 서로 다른 동네에서 서로의 삶을 거의 모른 채 살았습니다. 오늘날에도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혜택을 누리는 사람과 그 뒤에서 힘든 일을 맡는 사람 사이의 격차가 사회 문제로 이야기됩니다.

기술이 발전할 때 그 혜택과 부담을 공정하게 나누려면 우리 사회는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요? 서로의 삶을 모른 채 나뉘어 사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