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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은행원 케네스 그레이엄의 강가 이야기

대학 대신 은행에 들어간 작가가 아들에게 들려준 이야기가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이 되었습니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 케네스 그레이엄 · 2단계

두더지가 봄맞이 대청소를 하다 말고 굴 밖으로 뛰쳐나가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은 느긋하고 다정한 강가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쓴 케네스 그레이엄은 평생 작가로만 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낮에는 런던의 은행에서 일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강가에서 자란 소년

그레이엄은 1859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었고, 아버지와도 떨어져 지내게 되면서 형제들과 함께 잉글랜드 버크셔의 외할머니 댁으로 보내졌습니다. 그 집은 템스강에서 멀지 않았습니다. 소년 그레이엄은 강가와 들판, 숲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고, 물쥐와 두더지가 사는 그 풍경은 훗날 소설의 무대가 됩니다.

학교에서 그는 공부를 잘했고 옥스퍼드 대학에 가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그를 돌보던 친척들은 학비를 대 주지 않았습니다. 그레이엄은 대학 대신 런던에 있는 영국은행에 들어가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낮에는 은행, 밤에는 글

그레이엄은 은행에서 성실하게 일했고, 시간이 지나 은행의 높은 자리인 서기장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글을 써서 잡지에 실었고, 어린 시절을 그린 짧은 글들을 묶어 책으로 내기도 했습니다. 어른이 된 뒤에도 그는 아이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에 깊은 관심을 두었습니다.

그가 사무실에서 얼마나 답답함을 느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의 소설 속 동물들이 하루 종일 배를 타고, 소풍을 가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 강가의 자유로운 시간이 그에게 얼마나 소중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들 앨러스테어에게 보낸 이야기

이 책의 첫 독자는 그레이엄의 외아들 앨러스테어였습니다. 그레이엄은 아들에게 잠자리에서 두더지와 물쥐, 그리고 허세 가득한 두꺼비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서로 떨어져 지내는 동안에는 이야기의 다음 부분을 편지에 적어 보냈습니다. 이 이야기들이 다듬어져 1908년에 책으로 나왔습니다.

자동차에 홀딱 반해 사고를 치고 다니는 두꺼비,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지만 믿음직한 오소리, 늘 배와 강을 이야기하는 물쥐. 이 동물들은 그레이엄이 알던 영국 신사들의 모습을 닮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두꺼비의 소동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는 책에서 확인해 보세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그레이엄은 학교에서 공부를 잘했고 옥스퍼드에 가고 싶어 했지만, 친척들이 학비를 대 주지 않아 대학 대신 은행에 들어갔습니다. 실력보다 집안의 형편과 어른들의 결정이 그의 진로를 정한 셈입니다. 오늘날에도 어떤 집에서 태어났는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교육과 고를 수 있는 길이 크게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배우고 싶은 아이가 돈 때문에 그 길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일은 가족의 몫일까요, 사회 전체의 몫일까요? 그레이엄처럼 다른 길에서 자기 재능을 찾은 사람의 이야기는 이 문제를 가볍게 보게 만들까요, 더 무겁게 보게 만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