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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 벨벳 토끼

사랑받아 낡아 갈수록 진짜가 되는 토끼

크리스마스 선물로 온 헝겊 토끼가 진짜가 된다는 게 무엇인지 알아 가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벨벳 토끼』 · 마저리 윌리엄스 · 1단계

어린 시절 유난히 아끼던 인형이나 담요가 있으셨나요? 털이 빠지고 색이 바래도 다른 것과 바꿀 수 없던 그 물건 말입니다. 1922년에 나온 마저리 윌리엄스의 『벨벳 토끼』는 바로 그런 장난감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이야기입니다.

크리스마스 양말 속에서 시작된 이야기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아침, 한 소년의 양말 속에서 시작됩니다. 그 안에 들어 있던 것은 벨벳 천으로 만든 토끼였습니다. 벨벳은 부드럽고 보송한 털이 있는 옷감인데, 토끼는 갈색과 흰 얼룩무늬에 귀 안쪽은 분홍색 천으로 되어 있었지요. 소년은 처음에 토끼를 무척 좋아했지만, 곧 다른 선물들에 마음을 빼앗겨 토끼를 장난감 장에 넣어 두고 잊어버립니다.

태엽 장난감들과 지혜로운 가죽 말

장난감 장 안에서 토끼는 외로웠습니다. 태엽을 감으면 움직이는 비싸고 멋진 장난감들은 자신이 진짜라도 되는 양 으스대며 토끼를 깔보았습니다. 그때 토끼에게 말을 걸어 준 것은 아주 오래된 가죽 말이었습니다. 여기저기 꿰맨 자국이 있고 털도 많이 빠진 이 말은 장난감 장에서 가장 오래 산 장난감이었지요.

토끼가 진짜가 된다는 게 무엇이냐고 묻자, 가죽 말은 진짜는 어떻게 만들어졌느냐가 아니라 너에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대답합니다. 아이가 그저 갖고 노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정말로 사랑해 줄 때 장난감은 진짜가 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때쯤이면 털은 닳고 눈은 빠지고 몸은 헐렁해지지만, 진짜가 된 장난감에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입니다.

소년의 품에서 보낸 날들

어느 날 밤, 소년이 늘 안고 자던 장난감을 찾지 못하자 유모는 근처에 있던 토끼를 대신 쥐여 줍니다. 그날부터 토끼는 소년과 함께 잠들고, 정원에서 함께 놀고, 굴을 만들어 숨기도 합니다. 소년이 토끼를 끌어안을수록 벨벳 털은 조금씩 닳아 가지만, 토끼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합니다. 그러다 정원에서 진짜 들토끼들을 만나면서 토끼는 자신이 정말 진짜인지 다시 고민하게 됩니다.

이 책이 오래 기억에 남는 까닭은 진짜라는 낱말을 새롭게 생각하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새것일 때가 아니라 사랑받아 낡아 갈 때 가장 소중해진다는 생각은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장난감 장 안의 태엽 장난감들은 자신이 비싸고 새롭다는 이유로 낡은 헝겊 토끼를 깔보았습니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물건이나 사람을 얼마나 새것인지, 얼마나 비싼지, 겉모습이 어떤지로 쉽게 판단하곤 합니다. 쓰던 물건을 금세 버리고 새것을 사는 일도 흔하지요. 가죽 말의 말은 이런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어떤 물건이나 사람을 정말 소중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리고 우리가 겉모습만 보고 누군가를 낮게 본 적은 없었는지 함께 이야기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