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 오즈의 마법사
회오리바람이 데려간 노란 벽돌길 여행
캔자스 소녀 도로시와 세 친구가 에메랄드 시로 향하는 여정과 그 이야기가 태어난 배경을 살펴봅니다.
온통 잿빛인 캔자스 들판의 작은 집이 회오리바람에 통째로 날아올라 낯선 나라에 떨어집니다. 1900년 미국에서 나온 『오즈의 마법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작가 L. 프랭크 바움은 아이들이 무서워하지 않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새로운 미국의 동화를 쓰고 싶어 했습니다.
잿빛 들판에서 알록달록한 나라로
도로시는 캔자스의 넓은 초원에서 엠 아주머니, 헨리 아저씨, 강아지 토토와 함께 삽니다. 바움은 이 집과 들판, 그리고 웃음을 잃은 어른들의 얼굴까지 모두 회색으로 그립니다. 햇볕에 바랜 땅에서 고된 농사를 짓던 당시 미국 중서부 농가의 모습이 그 안에 담겨 있습니다.
그런 도로시가 회오리바람에 실려 도착한 곳은 푸른 풀밭과 꽃, 반짝이는 시냇물이 있는 먼치킨들의 나라입니다. 하필 도로시의 집이 떨어진 자리에는 그 땅을 괴롭히던 동쪽의 나쁜 마녀가 있었고, 먼치킨들은 도로시를 고마운 손님으로 맞이합니다. 도로시는 마녀가 신던 은 구두를 얻습니다. 1939년에 나온 유명한 영화에서는 이 구두가 빨간 구두로 바뀌었지만, 원작에서는 은빛입니다.
길 위에서 만난 세 친구
집에 돌아가고 싶은 도로시는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만나러 노란 벽돌길을 따라 에메랄드 시로 떠납니다. 길에서 그는 세 친구를 만납니다. 머릿속에 지푸라기만 들어 있어 뇌를 얻고 싶은 허수아비, 마음을 갖고 싶은 양철 나무꾼, 그리고 용기가 없다고 부끄러워하는 사자입니다. 넷은 각자의 소원을 품고 함께 걸어갑니다.
그런데 여행을 하다 보면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뇌가 없다는 허수아비가 위기마다 좋은 꾀를 내고, 마음이 없다는 양철 나무꾼은 길에서 실수로 딱정벌레를 밟고는 너무 슬퍼 눈물을 흘리다 턱이 녹슬어 버립니다. 겁쟁이라는 사자도 친구들이 위험할 때는 앞에 나서 으르렁거립니다. 독자는 이들이 원하는 것을 이미 조금씩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됩니다.
그림과 글이 함께 만든 책
이 책에는 W. W. 덴슬로가 그린 그림이 가득합니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여러 색으로 인쇄된 그림이 페이지 곳곳에 들어가 있어, 글과 그림이 함께 오즈의 세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책은 큰 인기를 얻었고, 바움은 그 뒤로도 여러 권의 오즈 이야기를 더 썼습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허수아비는 뇌가 없다고 믿지만 길에서 꾀를 내고, 양철 나무꾼은 마음이 없다고 믿지만 딱정벌레 한 마리 때문에 눈물을 흘립니다. 그런데도 이들은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아야만 자신에게 그 능력이 있다고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합니다.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학벌이나 자격증, 점수 같은 표시로 서로의 능력을 판단하곤 합니다.
사람의 지혜나 따뜻한 마음, 용기를 증명서나 점수로 판단하는 사회는 무엇을 놓치게 될까요? 내가 가진 좋은 점을 다른 사람이 인정해 주기 전에도 스스로 알아볼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